7/30 백만엔걸 스즈코
百万円と苦虫女/2008/일본

감독 타나다 유키
출연 아오이 유우(사토 스즈코역)
한줄평 한국에도 백만 스즈코가 있다

아오이 유우를 알고는 있었다. 특유의 마른 몸에서 나오는 여리여리한 분위기가 유명한 정도로 아는 수준이었다. 영화를 보고난 뒤 왜 한국에서도 아오이 유우 스타일을 표방하는 여배우가 많은지 바로 고개가 끄덕여졌다. 배우의 스타일만으로도 서사가 납득된다.

바다-강-도시로 전환되는 이야기는 익숙한 구성이다. 스즈코가 장소를 떠날 때마다 한 명의 남자와 엮일만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도 마찬가지다. 다만 영화는 결말에서 관객의 이마를 딱밤으로 때리는 듯한 선선한 충격을 준다. 올리가 없지-하고 중얼거리는 스즈코의 모습 때문이라도 영화를 쉽게 잊기는 힘들 것이다.

백만엔, 약 천만원 정도가 모이면 떠나는 스즈코에 고개를 끄덕일 사람이 꽤 될 것 같다. 나부터가 그랬다. 한 곳에 정착하지 않는 삶. 잠깐 머물다가 정이 들어버리고 깊숙해질 찰나에 떠나는 삶. 깊은 관계에 대한 거부, 두려움인 동시에 너무 강한 자의식 탓도 할 수 있을 것 같다.

남자배우는 꼭 머리 스타일을 저렇게 해야 했을까. 시원하게 까면 훨씬 나을 것 같은데. 스즈코가 남자주인공과 이어지기보다는 빨리 다른 동네로 넘어가라는 응원을 하게 된다.

파스텔 톤의 색을 뿜어내는 아오이 유우. 희망을 담보할 수 없는 세대가 가야 할 길과 마음가짐에 대한 단상. 이 둘을 얻은 것만으로도 영화는 가치있다.

'뭐라도 쓰자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#6 마더  (0) 2019.07.28
#5 케빈에 대하여  (0) 2019.07.28
#4 노예 12년  (0) 2019.07.24
#3 베이비 드라이버  (0) 2019.07.24
#2 싱 스트리트  (0) 2019.07.23

+ Recent posts